행복하기도 하고 슬퍼져서 적는 환절기 오후 본문
행복하고 잔잔하고 안정적인 일상이 지속적으로 잘 이어지고 있어서 기분 좋다
일을 하기 시작하고 주변에 나랑 비슷한 사람들만 남아 있다 보면 더 그런 것 같다
이렇게 아무 걱정도 없이 살고 싶기도 하다 복잡한 생각이든 복잡한 별일도 없이
원래 쓸데없는 생각이라는 건 한가하고 할 일 없을 때 나는 법이라고 느껴져서
일이 이렇게 유동적으로 되다 보면 좋다가도 내 패턴이 늘어지기도 한다
밤까지 실컷 즐기다가 늦게 일어나면 당연한 몸의 휴식인데도 참 허무하다
할 일이 미뤄지고 못 하게 되는 게 가끔은 한심하기도 하다
생각은 따지기 어렵다 뭐든지 재고 따지면 어렵고 나만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거야
길게 말 안 할 거다
친구 사이의 다정함과 거리가 좋다 보면 행복감에 문득 이게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드는 거고
서로에게 사랑이라는 명사 하나로 관계를 오래 품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드는 거고
아프다고 하는 사람이 아닌데 부지런히 다녀와서 나를 위해 내가 좋아하는 과일을
아대를 함에도 불구하고 주는 걸 보면 이런 화목과 안정이 지금 현실처럼 끝까지 이어지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드는 거다
그러다 보면 슬프다
현실에 살아야 하는 걸 알면서도 아무튼 현실은 지나가고 미래가 온다는 건 시간이 흐르는 건데
흘러갈수록 뒷모습이 자주 보이면 더 슬프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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